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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은 달라도 같은 방향으로

  • Mar 23
  • 1 min read

한흥렬 목사(에드몬턴 한인 안디옥 장로교회)


오늘은 좀 부끄러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수치를 드러내는 것을 덕스럽지 못한 행동으로 여겨 문제를 드러내기보다 가리려고만 하기 때문이다. 이민교회에 와서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북미는 선진국이고 기독교 문화가 오래된 곳이라 이민교회들도 좀 더 성숙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교회와 교회 사이에 분열과 상처가 적지 않았다. 목회자는 목회자들끼리, 성도들은 성도들끼리 서로 가까이하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는 서로를 헐뜯고 비방하기도 했다. 그 분열의 틈사이로 덜 부담스럽다는 듯 교인들은 수평 이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어 교인 수가 늘어나면 부흥했다고 말하고 하나님의 은혜라고까지 했다.


개척교회가 세워지면 축복해야 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그 힘든 길을 가려고 하겠는가. 그런데 어떤 개척교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개척교회가 아닐 때도 있다. 이미 다른 교회에 있던 교인들을 모아 교회를 시작하거나, 심한 경우 교회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 교회를 세우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말한다. 내가 한국에서 목회할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교회는 다정한 이웃교회가 아니라 치열한 경쟁 상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어떻게 해서든 우리 교회로 사람들을 더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보면 전도 같지 않은 전도를 했던 것 같아 부끄럽다. 심한 말로 하면 마치 밥그릇 싸움 같았다는 생각도 든다.


운전할 때 차선은 달라도 다른 차들과 같은 방향으로 운전해야 한다. 만약 이 법칙을 무시하고 반대 방향으로 차를 몰면 정면충돌을 하게 되고 결국 둘 다 끔찍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와 교회는 서로의 적이 아니다. 교회가 싸워야 할 진짜 적은 사탄 마귀이다. 현실 속에서 교회가 교회를 향해 날을 세우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무겁다. 서로 축복해 주어도 부족한데 서로를 향해 돌을 던지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교회가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말씀을 붙들고 살아내려고 애쓰는 교회들이 있다. 조용히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며 묵묵히 사역하는 교회들이 더 많다. 차선은 달라도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교회들이 교회를 축복하는 날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같은 길을 가는 교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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