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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시간 보다 드려지는 시간으로…

May 8
2 min read

임함남 목사(베다니 침례교회)


시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것은 교회 사역을 하면서부터였다. 이전에는 시간이 그저 흘러가는 것이라 여겼다. 빠르게 지나가면 아쉽고, 느리게 가면 답답한 것—그 정도의 의미였다. 그런데 사역 속에서 만난 시간은 내가 알던 시간과는 조금 달랐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향해 가는데도 어떤 날은 내가 쫓기듯 뛰어가고 있었고, 어떤 날은 이미 도착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간은 똑같이 주어졌는데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까.” 교회 안에서의 시간은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는 도구였다. 누군가는 항상 먼저와서 보이지 않는 준비를 하고 있었고, 누군가는 정시에 맞춰 들어왔으며, 또 누군가는 늘 조금 늦게 왔다. 처음에는 그것을 그저 각자의 성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크게 문제 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차이는 작은 불편함이 되었고, 그 불편함은 마음의 거리로 이어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말하지는 않지만, 느껴지는 공기, 괜찮은 척하지만 편하지 않은 표정들. 그리고 이상하게도 늦게 온 사람만 평온해 보이는 장면은 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이것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길어지면 결국 매번 이유와 핑계가 생겨난다. 그때부터 나는 시간을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시간은 단순한 약속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향한 태도의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지 않으려는 마음, 이미 와 있는 사람의 시간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려는 마음. 그것이 어쩌면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더 나아가 이 생각은 하나님 앞까지 이어졌다. 우리가 함께 모이는 시간, 예배를 준비하는 시간, 사역을 위해 드리는 시간들이 단순한 일정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과정이라면, 나는 그 시간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시간은 변덕스러운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거울 앞에서 우리는 조용히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때로는 느슨했고, 때로는 “시간이 없다”는 말을 쉽게 꺼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 한다.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드려지는 것이라고. 오늘도 나는 어떤 시간 앞에 서 있다. 그 시간을 그저 지나가게 할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를 위해, 그리고 하나님께 정성껏 드릴 것인지. 그 선택이 내 하루를, 그리고 관계를 조금씩 바꾸어 갈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 시간을 관리하려 하기보다 시간을 드리는 사람으로 살기로 한다. 조금 더 일찍 움직이고, 조금 더 준비된 마음으로 서며,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기보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선택한다. 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규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며, 하나님을 향한 나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머무르지 않고, 드려지는 시간 속에 살아가는 것, 그것이 오늘 내가 선택하는 삶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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