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기뻐할까요?
신한준 목사(토론토 한인장로교회)
부활절 이후 성령강림절까지 이어지는 50일의 기간을 우리 교회는 ‘기쁨의 50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어느덧 4주째 기쁨을 주제로 설교를 이어가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단한 이민 생활과 팍팍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이렇게까지 기뻐해도 괜찮은 것일까?’ 사실 ‘기쁨의 50일’이라는 절기는 어떤 이들에게는 생소한 절기입니다. 그러나 이 기간은 초대교회 때부터 지켜져 온, 기독교 역사상 가장 오래된 절기 중 하나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는 40일의 사순절보다 더 긴 50일 동안, 금식을 금하고 무릎 꿇는 회개 대신 서서 하나님을 찬양하며 죽음을 이긴 생명과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이 기쁨의 신비를 나누기 위해 최근 설교 중 기독교인 남매 듀오 ‘악뮤(AKMU)’의 노래 하나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 너의 웃음과 조화로운 너의 눈물”이라는 가사가 담긴 곡이었습니다. 슬픔을 억누르는 억지 기쁨이 아니라, 눈물과 조화로운 기쁨이 진짜 아름다운 마음이라는 노랫말에 청년들부터 머리가 희끗한 성도들까지 깊이 공명했습니다.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두고 일주일 내내 들으며 위로를 얻었다는 고백들이 목양실로 들려왔습니다.
저는 이 ‘조화로운 기쁨’의 살아있는 증인을 보았습니다. 바로 우리 교회 최고령 성도이신 102세 권사님이십니다. 권사님은 100년이 넘는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신앙의 거목이십니다. 몇 달 전 양로원으로 권사님을 찾아뵙고 예배와 성찬을 집례했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제 설교 소리는 희미하셨겠지만, 성찬의 떡을 떼며 환하게 웃으시던 그 표정만큼은 그 어떤 설교보다 강렬했습니다. 100세가 넘어도 기뻐할 이유가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억지로 기뻐해야 하는 불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밭에 감추인 보화를 발견한 자들입니다. 이번 ‘기쁨의 50일’ 동안, 102세 권사님의 미소 속에 담긴 그 영원한 기쁨의 근원을 함께 바라보길 원합니다. 우리의 기쁨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참회록1 [병아리 도둑을 잡아라]](https://static.wixstatic.com/media/b67007_64f11da088bd47838b681bbb652aedb6~mv2.jpg/v1/fill/w_980,h_736,al_c,q_85,usm_0.66_1.00_0.01,enc_avif,quality_auto/b67007_64f11da088bd47838b681bbb652aedb6~mv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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