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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상승

  • 5 days ago
  • 1 min read

김주엽 목사(강림교회. 본보이사)


돌아가자 아닌 “올라가자!” 선언한 야곱

세겜 땅에서 자녀들의 불행을 경험한 야곱은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결단하며, 가족들에게 “벧엘로 올라가자”(창 35:1)고 선언합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장소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벧엘에서 만났던 하나님과 다시 동행하겠다는 영적 결단입니다. 제 시선을 끈 것은 야곱이 20년 전 만났던 ‘벧엘의 하나님(창 28:17, 19)’을 기억하며 ‘벧엘로 돌아가자’가 아닌 ‘올라가자’라고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혹시 번역상의 차이인가 싶어 여러 성경 역본(표준새번역, 공동번역개정판 등)을 비교해 보아도 한결같이 “올라가자”로 번역되어 있었습니다. 영어 성경들 또한 대부분 “Go up to Bethel”이라고 기록합니다. 왜 야곱은 벧엘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올라가는’ 것이라고 표현했을까요? 궁금한 마음에 벧엘의 해발고도를 찾아보았습니다. 현대에 추정되는 벧엘의 주요 장소들은 대개 해발 790m에서 880m 사이에 위치합니다. 예루살렘의 해발고도가 700~800m인 것을 감안하면, 벧엘 역시 고지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시편 120편부터 134편까지를 일컬어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Songs of Ascents)’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성전이 위치한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물리적 발걸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영적 상승을 경험하는 신앙적 여정을 뜻합니다. 야곱 일가가 벧엘의 하나님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은 단순한 회복과 기쁨을 넘어,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는 ‘영적 성숙’을 향한 상승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야곱은 ‘돌아간다’는 회귀적인 표현 대신, 신앙적 지향점이 분명한 ‘올라가자’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타임지(Time)가 선정한 ‘20세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선교사’ 중 한 명인 스탠리 존스는 자신의 자서전 제목을 『상승의 노래(A Song of Ascents)』(한국어판 제목: 『순례자의 노래』)라고 붙였습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변화된 자신의 존재, 격변의 인도에서 마하트마 간디를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겪은 좌절과 고난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나아가는 ‘영적 상승의 음표’로 고백했습니다. 우리 역시 야곱의 가족들처럼 때로는 실패와 좌절, 상처를 경험합니다. 그러나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께로 향하는 길은, 단순한 귀환을 넘어 영적 상승을 체험하는 기쁨의 길이요, 하나님을 향해 부르는 노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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