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계신 주
- Aug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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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덕 목사 (캘거리 한인장로교회 / 미션 캐나다 캘거리 지사장)
“주 하나님 독생자 예수 날 위하여 오시었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노래이다. 그런데 이 찬양이 태어나게 된 배경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야기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인디애나의 어두운 거실에 임신한 아내 글로리아 게이더가 홀로 앉아 있었다. 작곡가이자 찬양 인도자인 남편 빌은 정체 모를 병으로 수개월째 신음하고 있었다. 마른 우물처럼 창작의 샘도 말라버렸다. 어린 두 딸은 잠들었고, 뱃속의 셋째는 자신이 태어날 세상이 어떤 곳인지도 모른 채 자라고 있었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고,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암살당했으며, “신은 죽었다”는 허무주의가 유행처럼 떠돌던 때였다. 글로리아는 불안했다. 남편이 이대로 회복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그 병으로 죽는다면? 곧 태어날 이 아기는 이런 시대와 불안 속에 던져져야 하는 것일까? 어린 두 딸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는데, 셋째까지 낳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글로리아는 그 질문들을 안고 노트를 폈다. 근심으로 시작한 밤의 묵상은, 쓰다 보니 어느새 소망의 시가 되어 있었다. 남편이 죽더라도 부활이 있다면 무엇이 두려우랴? 아이들의 앞날이 보이지 않아도, 주님이 그 길을 끝까지 지켜주시지 않겠는가? 두려움이 문장이 되고, 문장이 믿음의 고백이 되면서 더 이상 두려움은 두려움으로만 남아 있지 않았다.
주 안에서 거듭난 생명 도우시는 주의 사랑 / 참 기쁨과 확신 가지고 예수님의 도우심을 믿으며 살리 / 살아계신 주 나의 참된 소망 걱정근심 전혀 없네 / 사랑의 주 내 갈 길 인도하니 내 모든 삶에 기쁨 늘 충만하네
글로리아는 확신했다. 두려운 날들 속에서도 예수님은 살아계신다. 그 시를 남편에게 보여주었다. 빌은 피아노에 앉았다. 막혀 있던 곡조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마치 묶였던 포로가 풀려나듯, 연기가 하늘로 자유롭게 풀려나듯 곡이 나왔다. 스물여덟의 젊은 아내가 어두운 거실에서 불안과 씨름하며 써 내려간 가사에는 남편 빌의 두려움을 믿음으로 바꾸는 힘이 있었다. 그렇게 찬송가 171장 “살아계신 주”는 탄생하였다. 과거에 무엇인가를 잃은 자리에 우울이 오고, 미래에 소중한 것을 잃을까 두려운 자리에 불안이 온다. 그날 밤의 글로리아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보니, 그 불안은 결국 살아낼 힘이 되어 있었다. 무엇이 그 두려움을 통과하게 했을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살아계시다는 사실, 그 하나면 충분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이 노래가 여전히 불리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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