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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웅 목사의 웰다잉 시리즈 1

  • Jun 5
  • 2 min read

초고령사회에서 ‘웰다잉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아메니다 시니어 커뮤니티 (Pickering & Oakville) 채플린인 김경웅 목사의 웰다잉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웰다잉(well-dying)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희곡 “As you Like it/뜻대로 하세요”에서 자끄라는 배우의 입을 통해 노래합니다. “온 세상은 무대, 모든 남녀는 배우일 뿐, 대본에 따라 등장하고 퇴장하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무대에 올라 자기에게 주어진 배역을 연기하다 때가 되면 퇴장합니다. 그 누구도 무대 위에 영원히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성경은 무한과 유한이라는 이 존재의 시간적 차이는 신과 피조물의 궁극적 차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등장과 연기에는 큰 관심을 갖습니다. 그토록 많은 공을 들여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성공할 것인지를 묻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애씁니다. 하지만, 어떻게 퇴장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 즉 마지막 질문 앞에서는 입을 다뭅니다. 죽음은 불길한 것이며,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것 인양, 내일로 미뤄둔 채, 살아갑니다. 그러나, 배우의 퇴장 즉 무대의 마지막 장면이 연극 전체의 인상과 의미를 결정합니다. 우리의 삶의 마지막 모습 혹은 삶의 마무리와 퇴장의 순간은 우리가 살아온 모든 시간, 연기한 다양한 배역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몇 년 전에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죽음의 공포로 온 세상이 멈춘 적이 있습니다. 그 공포는 차가운 병실에서, 온갖 기계에 둘러싸인 채, 마지막 말을 남길 겨를도 없이, 그 말을 남길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가족에게 못다 한 말, 정리하지 못한 마음, 매듭짓지 못한 관계를 그대로 안고 퇴장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우리는 내 인생의 무대의 막이 갑작스럽게, 어수선하게 내려지길 원하지 않습니다. 좋은 배우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대사와 퇴장의 동선을 미리 헤아리고 연기합니다.

최근에 북미와 한국을 포함해서 세계 전역에서 “웰다잉(well-dying)”이라는 단어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웰다잉(well-dying을 굳이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좋은 죽음” 혹은 “품위 있는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죽음의 순간이나 죽음을 맞이하는 기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며,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적 도전입니다. 퇴장을 의식하며 사는 사람은 “지금과 여기”라는 시공간에 충실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현재의 관계를 더 소중하게 여깁니다. 미루어 두었던 화해와 용서를 지금 실천하기 위해 애씁니다. 좋은 죽음 혹은 품위 있는 마무리에 대한 성찰은 우리의 삶을 질서와 평안으로 정돈하려는 노력입니다.

최근에 어머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귀국하여, 병실에서 어머니와 3주를 함께 보냈습니다. 예상되는 죽음 앞에서, 남겨지는 가족으로서 나와 형제들은 어머니를 돌보고, 어머니에 대한 여러 기억을 나눴습니다. 어머니의 삶, 사진과 유품, 장례와 안장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이야기에 어머니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부분이 너무 작았습니다. 어머니의 마지막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만 일찍, 어머니와 함께 가족들이 이야기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살날이 산 날의 숫자보다 적은 인생의 고개를 오르고 있습니다. 퇴장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지고, 남겨질 사람들을 위해 작은 기록이나 마음을 전하기 위한 어떤 준비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무대를 떠나는 배우의 자연스러운 매무새 다듬기 같은 것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몇 차례의 글을 통해, ‘웰다잉’이라는 주제, 퇴장에 대한 생각을 나누려고 합니다. 막이 내리는 순간 우리는 어떤 모습, 어떤 표정과 말, 어떤 몸짓으로 그 무대를 떠나길 원하는지를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은 어쩌면 지금 그리고 여기서 가장 잘 사는 방법을 찾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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