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찾는 시대, 복음을 붙드는 신앙
- Feb 12
- 1 min read
박운장 목사(위니펙 새순장로교회)
우리는 기적을 좋아합니다. 문제가 해결되고, 병이 낫고, 상황이 바뀌는 이야기에 마음이 끌립니다. 신앙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응답을 받았는가?”, “어떤 체험을 했는가?”가 신앙의 깊이를 판단하는 기준처럼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가복음을 묵상하면서 저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다시 붙들었습니다. 그것은 주님이 기적을 위해 오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오셨다는 점입니다(막 1:38). 예수님의 기적은 결코 복음의 대체물이 아닙니다. 기적은 도구이고, 복음은 본질입니다. 기적은 순간을 바꾸지만, 복음은 존재를 바꿉니다. 기적은 환경을 변화시키지만, 복음은 사람을 새롭게 합니다. 주님은 중풍병자 치유에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문제 해결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임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의 고통보다 더 깊은 문제는 죄이고, 우리의 절망보다 더 큰 필요는 구원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신앙을 붙들고 있습니까? 기도가 응답되지 않으면 흔들리고,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낙심하는 신앙은 혹시 기적에 머문 신앙은 아닐까요? 복음은 우리가 잘될 때만 필요한 소식이 아닙니다. 실패할 때, 흔들릴 때, 길을 잃었을 때도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능력입니다. 십자가는 기적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능력도, 승리도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완성되었습니다. 마가복음의 예수님은 사람들의 환호보다, 능력의 오해보다, 끝내 십자가를 향해 걸어가시는 분이셨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여전히 기적을 원합니다. 그러나 더 필요한 것은 기적이 아니라, 우리를 살리는 복음입니다. 기적은 하나님께서 주실 수도 있고, 주시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이미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 은혜 위에 서 있을 때, 우리는 상황과 상관없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기적이 없어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 상황이 달라도 주님을 따르는 신앙, 십자가를 지나 부활을 바라보는 신앙이 우리의 삶 속에서 다시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