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인터뷰- 카페가 교회이다
- May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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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먼턴 백승철 목사를 만나다

백 목사님! 반갑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1995년 영어 공부를 위해 캐나다 토론토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비즈니스와 신학을 함께 공부하게 되었고, 이후 약 10년 동안 부교역자로 사역하였습니다. 미주성결교회에서 안수를 받은 뒤, 2010년 10월 에드먼턴으로 와 교회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섬기고 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셔널 처치(Missional Church)’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에드먼턴에서는 캐나다 포스트에서 일하며 자비량으로 사역을 이어왔습니다. 돌아보면 제 사역의 방향은 늘 하나였습니다.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놓지 않는 것. 그리고 그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 제 안에서 이어질 것입니다.
카페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 공간에서의 예배
교회를 개척한 지 약 10년이 되었을 즈음, 코로나가 온 세상을 덮었습니다. 그 시간은 저에게 지난 10년의 목회를 돌아볼 귀한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민 끝에 준비하게 된 것이 지금의 카페입니다. 커피는 처음에는 책과 온라인을 통해 스스로 공부하였고, 이후 SCA 과정을 거치며 체계적으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로스팅을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말 그대로 ‘몸으로 부딪치며’ 익혀갔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한 가지 질문이 제 안에 자리 잡았습니다. “교회는 왜 예배당이라는 건물 안에만 있어야 하는가?” 사람들의 삶은 거리와 일상 속에 있는데, 교회는 점점 특정한 시간과 공간 안으로만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여러 사례들을 보며 ‘카페형 교회’의 모습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카페를, 교회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 자체가 교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이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저에게 곧 사역입니다. 커피를 로스팅하는 시간은 기도의 시간이 되고, 한 잔의 푸어오버 커피를 정성껏 내리는 일은 삶을 담아내는 하나의 설교가 됩니다. 물론 주일마다 카페 지하에서 모이는 공동체 또한 귀한 사역입니다. 그러나 저에게 교회는 특정 시간의 모임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일상 전체가 곧 교회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파송하는 교회”라는 이름의 의미는?
교회를 시작할 때 ‘미셔널 처치’에 대한 비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많은 교회가 ‘전도’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모으는 데 집중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반대로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모으는 곳이 아니라, 보내는 곳이어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파송하는 교회’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함께 모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각자의 삶의 자리로 돌아가 살아가는 것이 더 본질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안에서 무엇을 하느냐보다, 교회 밖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믿습니다.
실제로 ‘파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직은 과정 가운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분명한 변화는 있습니다. 사람들이 교회에 머무르기보다, 자신의 삶의 자리로 돌아가 그 자리에서 신앙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관계 속에서 신앙을 더 이상 ‘행사’가 아닌 ‘삶’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저는 그 변화가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무교회”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백 목사는 그의 SNS를 통해 전무교회 시리즈를 싣고 있다)
‘전무교회’는 말 그대로 하나의 가상적 표현에서 출발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5無 교회가 온다』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십자가 로고도, 새벽예배도, 성경 공부와 구역 모임도, 장로 직분도 없는 교회. 교회 안에서 ‘없음’을 이야기하는 흐름 자체가 저에게는 반가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그것은 오래전부터 제 안에 머물러 있던 질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생각을 더 이상 머릿속에만 두지 않고, 삶의 자리에서 실험해 본 경험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조금 더 확장하여 ‘전무교회(全無敎會)’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의 흔적들을 SNS에 기록해 왔습니다.
여전히 실험 중이십니까?
네, 여전히 실험 중입니다. 어쩌면 교회는 완성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안정된 구조를 갖추는 순간, 오히려 본질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계속해서 “이것이 교회인가”라는 질문을 붙들고 있습니다.
비워가면서 무엇을 경험하셨습니까?
저희 공동체는 없는 것이 많은 교회입니다. 정해진 예배 순서도 없고, 프로그램도 없으며, 헌금 시간도 없고, 전통적인 의미의 예배당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시도가 하나의 실험이었습니다. 그러나 비워갈수록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관계입니다. 형식이 줄어들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는 깊어지고, 프로그램이 없을수록 서로의 삶을 더 많이 듣게 됩니다. 결국 교회는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함께 존재하느냐의 문제임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기쁨의 나눔’ 사역은 어떤 섬김인가?
저는 교회가 이 사회를 품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사역이 제한되면서 재정이 예상보다 남게 되었고, 그 물질을 공동체 안에 머물게 하기보다 사회로 흘려보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기쁨의 나눔’입니다. 주변으로부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추천받아, 매년 연말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부터 시작하여 어느덧 6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나눔은 단순한 구제가 아니라, 성서의 희년 정신을 공동체 안에서 작게나마 실험해 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공동체는 또 다른 기쁨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 시대 교회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카페를 오픈하기 전, 아내와 함께 늦은 시간까지 준비를 하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집기를 정리하고, 벽에 로고를 붙이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때마다 동네 주민들이 지나가며 엄지를 들어 보이며 응원해 주었습니다. 오픈 당일에는 지역 커뮤니티에서 찾아와 꽃다발과 손으로 쓴 카드로 환영해 주었습니다. 그 카드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영합니다.” 그 문장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가 이 사회로부터 이런 환영을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는 교회가 이 사회 속에서 교회됨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이미 교회의 본질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고민이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많은 교회들의 공통된 고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미션 캐나다가 온주 토론토에 사무실을 두고 있지만 모든 주의 한인교회가 우리 사역의 현장이다. 특별히 에드먼턴 지역과 사스카튠, 매니토바 지역의 약 26여개 한인교회가 소식을 전할 “에드먼턴, 사스카튠, 매니토바 판” 발행 준비를 위해 방문하던 차에 LIBERTA 카페를 운영하는 백승철 목사와 인터뷰 약속을 하였다. 비즈니스와 신학을 공부하고 삶의 현장을 목회 현장으로 인식하고 카페를 이용한 교회가 아니라 카페교회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백 목사의 교회론이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특별히 SNS를 통해 시리즈로 업로드하는 ‘전무교회’ 이야기는 그가 왜 카페가 교회임을 말하는지 이해가 된다. 백 목사가 손수 로스팅하여 드립 포트(Drip Pot)로 건네주는 커피 향 속에 복음이 녹아있고 예수가 보인다. “우리 동네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영합니다” 교회가 그 마을에 들어갔다면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을까?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 피곤한 몸은 곤혹스러운 질문 앞에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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