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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지사기념사업회 문예공모-우수상] ‘겨울을 보내고’

Sep 11
2 min read

설지우 학생



시간을 거슬러 그때 그 시간으로 가보았습니다.

그곳, 그 거리에는 어디를 보든 흩날리는 태극기와 푸른 하늘이 있었습니다. 그것들과 대비되는 총소리와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여자, 남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감사하는 마음도 컸지만, 이분들의 뜻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달려나가던 사람 중 한 여인을 붙잡고 말했습니다.

“저기, 제가 미래에서 와서 아는데, 지금 저쪽으로 가시면 죽어요. 얼른 반대쪽으로 도망가세요!”

더 많은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한 말이지만, 이분들에게는 어이가 없었을 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나에게 답을 해주었습니다.

“나도 내가 죽을 걸 압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가서 싸울 것이고, 싸워야 합니다.”

이 말을 한 뒤 그녀는 다시 앞으로 달려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또 붙잡고 물었습니다.

“이해가 안 돼요. 죽을 걸 알면서도 왜 앞으로 나가시는 거죠? 죽음이 무섭지 않나요? 도대체 무슨 이유로 싸우러 가시는 거죠? 물론 저는 덕분에 많은 것을 얻었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잖아요.”

내 질문에 그 여인은 멈춰 서서 내 눈을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미래의 당신은 자유롭나요?”

나는 대답했습니다.

“네.”

그녀는 또 물었습니다.

“당신은 평화로운 삶을 사나요?”

나의 대답은 똑같이 “네”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물었습니다.

“당신은 행복한가요?”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답했습니다.

“네.”

이 대답들을 들은 그녀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럼 됐습니다. 그게 내 이유입니다. 그리고 덕분에 더 싸울 이유가 생겼습니다.”

이 말을 남기고 그 여인은 앞으로 달려나갔습니다.


……


나는 미래에서 왔다는 소년의 손을 놓고 다시 앞으로 달렸습니다. 다시 사람들 속으로, 같이 싸우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총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곳을 달렸습니다. 그 총소리보다 더 크게 퍼지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며 달렸습니다.

달리며 나는 속으로 그 소년의 다른 질문에 답했습니다.

“죽음이 무섭지 않나요?”

나는 생각했습니다.

누가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겠습니까. 누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나도 두렵습니다. 나도 숨고 싶고 도망치고 싶으며, 무엇보다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나라를 빼앗기기 전 내가 경험한 그 자유, 평화, 행복을 당신이 살고 있는 그 미래에 전해주고 싶다는 소망이었습니다.

그 소망이 너무 커 내 두려움을 이겨 밟고 올라섰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달려갑니다. 봄을 전해주기 위해서, 아니, 봄을 돌려주기 위해서.

“대한 독립 만세!”

이 세 단어를 외치며 달려갑니다.


……


나는 달려가는 그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곧 다른 사람들 사이에 섞여 사라진 그 모습. 어쩌면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모습.

그녀의 답은 나에게 해답을 주었습니다. 아직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보았습니다. 함께 싸우는 사람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대단한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나라를 잃기 전에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식의 행복을 바라던 어머니였습니다. 또한 내일을 꿈꾸던 청년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열심히 일하던 아버지였으며, 하루하루가 기쁜 어린아이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은 매일매일을 살아가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나라를 잃은 슬픔으로 뭉친 이들은 스스로 나라가 되어 이 자유를 지켜내었습니다.

두려움에 무너지지 않은 사람들. 세상과 맞서 싸운 사람들.

한 번도 본 적 없는 우리를 위해 이들은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듯, 아버지가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듯, 그런 마음으로 싸워 겨울을 보내고 봄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분들 덕분에 나는 오늘도 이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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